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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새해를 하루 앞두고 찾은 노량진에선 연말 연휴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한때는 줄을 서도 모자라던 노량진의 명소 컵밥거리는 점심시간 내내 대기 줄 없이 한산했다. 이곳에서 10년째 영업 중인 하현주(63)씨는 “물가가 하도 오르고 수험생도 많이 줄어서 정리하고 떠나는 사람도 많아졌다”며 “최악의 12월이어서 그런지 내년엔 많은 것 안 바라고 그저 무난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더 나빠지지만 않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12·3 계엄 사태부터 폭등하는 환율에 새해를 사흘 앞두고 일어난 제주항공 대형 참사까지 연이어 악재가 겹치며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조 신용회복상담 용하고 힘겨운 연말을 보내고 있었다. 시민들은 어느 해보다 침울한 12월을 보냈다며 한숨을 내쉬면서도 내년에는 안정을 되찾아 올해보다는 낫길 바란다며 입을 모았다.
3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컵밥거리는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박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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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은 12월에 울상 “내년엔 좀 낫겠죠”
연말 경기 한파는 노량진을 대표하는 수산시장 역시 피해 가지 못했다. 연휴에 들어선 지난 30일 오후 4시께 찾은 노량진 수산시장은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뜸해 휑한 모습을 보였다. 이곳에서 십수 년째 갈 공사보금자리론 치와 송어 등의 생선을 판매 중인 한 상인은 “사람들이 마음이 편해야 먹고 쓰는데 이래저래 (나라가) 시끄러우니까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어 “상인들은 내년 되면 지금보단 나을 거라 믿으면서 올해만 버티는 중”이라고 전했다.
시장을 방문한 시민들 또한 고물가에 선뜻 장을 보지 못했다. 물건을 고르는 시민들은 가격표와 물 서브프라임모기지결과 건을 한참 살펴보다가 이내 내려놓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24개월 된 딸을 데리고 아내와 장을 보러 나온 허승재(37)씨는 “시흥에서 일부러 여기 시장까지 왔는데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아이 먹을 거라 아낄 수도 없지만 그럼에도 확실히 체감된다. 내년엔 정국이 조금이라도 나아져 생활이 안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 교육과학기술부 라앉은 연말 분위기는 도로를 누비는 택시 기사들도 여실히 체감하고 있었다. 18년째 택시 운전을 하는 권태윤씨는 “연말인데도 노량진같이 주요 거리에 사람이 안 보이는 걸 보면 정치적 계엄은 막았어도 사회적 계엄은 못 막은 것 아니냐”며 “다들 마음이 꺾인 만큼 정치권에서 굳이 나서서 해주겠다 하지 말고 그저 사회만 잘 다듬어줘도 더 바랄 게 없다”고 올해를 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은 연말 대목에도 손님이 뜸한 모습이다. (사진=박동현 기자)
“올해는 액땜, 내년엔 대운”…곳곳서 희망 찾는 시민들
연말 연초로 이어지는 연휴에도 노량진 학원가에는 내년에 있을 시험을 대비하는 수험생들로 가득 찼다. 이날 오전 방문한 노량진의 한 공무원 학원에는 쉬는 시간에도 자습하는 학생들이 자리를 메웠다. 이날 만난 7급 외무영사직 수험생 김명찬(25)씨는 “2년째 도전 중인데 합격 여부를 알 수 없어도 중간에 포기만 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연말을 보내고 있다”며 “내년엔 사회도 지금보단 안정될 테니 꼭 합격해 연말에는 부모님이랑 같이 여행가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길거리에는 올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며 액운을 날려보내려는 의미를 담아 복권을 사는 이들도 눈에 들었다. 노량진의 한 복권 가게에서 복권을 산 한승진(62)씨는 “올해는 최악의 해였으니 내년엔 분명 지금보단 잘될 것 같아서 날짜 맞춰서 복권을 사봤다”고 말했다. 복권 상인 김유봉씨는 “원래 이맘때가 새해 앞두고 운세 점칠 겸 사람들이 많이 오는 시기긴 한데 올해는 유독 많다”며 “아무래도 사회가 뒤숭숭하니까 올해 액땜했다치고 내년엔 대운이 오길 바라면서 복권이라도 사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해를 앞둔 시민들은 혼란스러운 시국에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날 해넘이를 보러 갈 예정이라는 시민 이도형(41)씨는 “국민적 트라우마 된 2024년 한 해를 얼른 보내고 싶어 해넘이 보러 용마산에 갈 예정”이라면서 “국민들이 어려운 시기가 와도 잘 극복했던 것처럼 내년에도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고 미소를 보였다.
3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공무원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박동현 기자)
박동현 (parkd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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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는 올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며 액운을 날려보내려는 의미를 담아 복권을 사는 이들도 눈에 들었다. 노량진의 한 복권 가게에서 복권을 산 한승진(62)씨는 “올해는 최악의 해였으니 내년엔 분명 지금보단 잘될 것 같아서 날짜 맞춰서 복권을 사봤다”고 말했다. 복권 상인 김유봉씨는 “원래 이맘때가 새해 앞두고 운세 점칠 겸 사람들이 많이 오는 시기긴 한데 올해는 유독 많다”며 “아무래도 사회가 뒤숭숭하니까 올해 액땜했다치고 내년엔 대운이 오길 바라면서 복권이라도 사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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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현 (parkd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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