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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헌법재판소장(윗줄 가운데)과 재판관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마저 가출해 동생과 함께 생계를 꾸려나간 A씨. 모집인들이 성실한 삶으로 일군 50억원 전 재산을 도박에 빠진 동생 대신 고아원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수십 년 만에 나타난 아버지가 고아원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과연 A씨의 숭고한 뜻은 지켜질 수 있을까.
1977년 도입 이후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던 유류분 제도가 작년 4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47년 만에 변화 원가계산프로그램 의 전환점을 맞았다. 하지만 여전히 근본적 한계는 남아있다.
 변화하는 가족, 멈춰선 법률의 괴리
현행 민법은 피상속인이 유증이나 생전 증여를 하더라도 상속재산 중 일정 비율은 상속인에게 유보하도록 해 최소한의 상속분을 보장하는 유류분을 인정하고 있다. A씨 사례에서도 1순위 상속인인 부친의 유류분이 인정되는 이유다.
프리워크아웃 대출 유류분 제도는 도입 이후 피상속인의 유언 자유와 재산처분 자유, 수증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위헌성 논란이 지속되어 왔다. 여러 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헌법재판소는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헌법재판소 2010. 4. 29.자 2007헌바144 전원합의체 결정, 헌법재판소 2013. 12. 26.자 2012헌바467 전원합의체 결 하반기 은행 채용 정).
하지만 작년 4월 25일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로 획기적 결정을 내렸다. ①피상속인의 형제자매에 대한 유류분 인정은 단순위헌 ②유류분 상실사유의 미규정 및 기여분 규정의 미준용은 헌법불합치라는 판단이었다.
이는 기존 사건들과 달리 유류분 제도의 입법목적 정당성과 개별 조항들의 헌법합치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최 리스차량대출 초의 전면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혈연만으로는 설명 안 되는 현실
헌재는 유류분 제도가 오늘날에도 유족의 생존권 보호와 가족 연대 유지에 기여한다며 헌법적 정당성을 인정했다. 사회구조와 가족 형태가 변화했지만 공동상속인 간 균등한 상속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독일·프랑스·일본·스위스 등 대륙법계 국가들도 유류분 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영미법계인 미국도 배우자에 대해서는 유류분에 준하는 권리를 인정한다.
하지만 개별 요소들에 대해서는 위헌적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형제자매 유류분의 종료'는 제도 도입 당시와 달라진 가족관계를 반영한 결정이다. 유류분 제도를 인정하는 대부분 국가에서도 형제자매는 유류분 권리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법무부도 2021년 민법 개정안에서 형제자매를 유류분 권리자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형제자매는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다. 진행 중인 소송에도 즉시 적용돼 형제자매의 유류분 청구는 기각된다.
 도덕적 해이가 법적 권리로 둔갑하는 모순
더 심각한 문제는 '패륜아'에게도 유류분을 보장해온 현실이다. 헌재는 유류분 상실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것을 '헌법불합치'로 판단했지만, 이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부조리가 방치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구체적인 상실사유와 절차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개정 민법에 반영될 예정이다. '구하라법'이라 불리는 개정 민법에서는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 중대한 범죄행위,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직계존속의 상속권이 상실될 수 있도록 규정한 바 있어 참고가 될 수 있다. 다만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 중대한 범죄행위, 심히 부당한 대우"라는 요건은 추상적 개념이므로 향후 판례를 통해 구체적 의미가 정립될 필요가 있다.
유류분 상실사유는 상속권 전체를 박탈하는 구하라법보다는 완화된 수준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여도 무시한 획일적 분배의 한계
헌재는 기여분 규정을 유류분에 준용하지 않은 것도 위헌으로 봤다. 공동상속인이 피상속인 부양이나 재산 증가에 기여했다면, 그 대가로 받은 증여재산을 유류분 반환청구 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유류분 반환청구에서 기여분을 참작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상속재산분할에서 인정되던 기여분과 모순되지 않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되었다.
민법 제1008조의2는 기여분을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관련 판례가 상당 부분 축적돼 구체적 적용 기준을 예상할 수 있다.
 A씨 사례, 개정법에서는? 
앞선 사례에서 A씨 부친은 어린 자녀를 두고 가출해 부양 의무를 방기했다. 개정 민법의 상속권 상실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상속권이 박탈되면 유류분 반환청구권도 행사할 수 없다.
설사 부친의 상속권이 인정되더라도 후순위 상속인인 동생은 형제자매 유류분 권리 삭제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결국 A씨의 뜻대로 고아원 기부금이 보호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인 자유 vs 가족 의무, 어디가 적정선인가
이번 결정은 유류분 제도의 위헌적 요소를 일부 제거했지만, 근본적 질문은 여전하다. 개인의 재산처분 자유와 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 의무 사이에서 법률이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 
현대 사회에서 전통적 가족 개념이 해체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혈연'을 기준으로 한 유류분 제도가 유효한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특히 부모와 자녀 간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도 상속권을 인정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상속 준비를 하는 개인이나 가족은 변경된 유류분 권리자와 기여분 관련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향후 개정될 구체적 제도 내용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유류분 상실사유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규정될지, 기여분 산정 기준이 어떻게 마련될지에 따라 상속 계획 수립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혈연관계에만 의존한 상속 계획이 아닌, 실질적 관계와 기여도를 고려한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웅규 법무법인(유한) 바른 파트너 변호사 l 서울대 법학대학 학사, 동 대학원 석사(민법/신탁법 전공)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에서 1년간 연수했다. 상속자문·상속분쟁·기업승계 등 자산관리와 자산승계 분야 전문 변호사로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 오너 일가의 상속재산분할, 유류분 반환청구 등 다수의 상속분쟁 및 상속자문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국내 최초로 로펌 내 종합자산관리센터인 'Estate Planning Center'의 설립을 주도하여 현재 자산승계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 삼성생명,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성균관대, 부산외국어대 최고국제경영자과정(AMP), 전미한인공인회계사협회, 어바인 한인상공회의소 등에서 많은 강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