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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에 관하여’라는 책을 읽었다. 훌륭한 것을 만들어내는 뉴욕 목수의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일과 글쓰기의 핵심을 꿰뚫는 흥미로운 통찰이 많아, 서가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았다.
프롤로그 ‘불길한 시작’부터 온갖 파란만장한 사건이 인생 전반에 속출한다. 그의 부모는 아이를 둘 곳이 없어 대학 기숙사 서랍 아래 칸에 뉘고 키웠다(하긴 예수도 말구유에서 태어났고 첫 직업이 목수였다). 늦은 나이에 네 아이를 키우며 의대를 비소구 주택담보대출 수석으로 졸업한 어머니는 탐탁지 않게 여겼겠지만, 마크 엘리슨은 고교 중퇴 후 수천 개의 문과 벽을 만들며 도면의 구멍을 경험으로 메우는 목공의 달인이 됐다.
신념, 재능, 연습, 수학과 언어, 부조리, 역량, 관용 등으로 구성된 챕터를 넘기며, 나는 40년간 흙먼지 속에서 수련한 장인의 눈으로 뉴욕 초호화 아파트의 공사 현장을 누비는 골드문컨설팅 스릴을 체험했다.
예컨대 ‘완벽에 관하여’ 책에 나오는 뉴욕 초호화 상류층은 그저 예쁜 집이 아니라 어디서도 보지 못한 희한한 집을 원했다. 구경 온 손님들의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구조의 집. 예컨대 펜트하우스 한가운데 잔디가 깔린 시냇물이 흐르거나, 계단이 지지대도 없이 허공에 달린 집, 회반죽을 칠한 타원형 돔 천장이 있는 그런 집.
외국계은행신용대출 붕괴하거나 비틀어질 위험이 다분한 까다로운 설계를 구현해 줄 장인으로 의뢰인들은 결국 수소문 끝에 마크 엘리슨을 찾아낸다. 비싼 구두를 신은 클라이언트와 먼지를 뒤집어쓴 인부들, 부조리한 작업 지시, 약아빠진 도급업자, 마감 직전의 카오스에도 끝내 현장이 정리되고 한잔하러 떠나는 건축 현장의 모습은 마치 목수가 주인공인 무협 영화를 보는 카드브로커 것 같다.
그의 화려한 작업 스토리와 굴곡 많은 인생 이야기는 ‘뉴요커’에 소개돼 ‘유쾌한 현인이 들려주는 세상 최고의 이야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읽다 보면 그가 공사를 맡았던 유명한 집주인들(데이비드 보위, 로빈 윌리엄스, 우디 앨런 등등)보다 현장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마크 엘리슨이 진짜 히어로처럼 느껴진다.
40년간 대학원학자금대출 산전수전 겪은 집수리의 장인 답게(미국에선 집수리는 두 번째 이혼 사유라고 할 정도로 고난도 작업이다), 갈피마다 꾸준하게 일 잘하는 법과 어른다운 통찰이 널려 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문장들.
일과 삶의 기준, 뉴욕 공사장의 생생한 해프닝을 정교한 문체로 엮은 어른의 직업 에세이 ‘완벽에 관하여’.
‘궁전 같은 저택에 손님들이 감탄하면 자부심은 높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녀에게 사랑받는 부모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조그만 균열에도 분개하는 미치광이들이다.’ ‘모든 실수는 하나의 문과 같다.’.
어쨌든 내가 하는 일도 수많은 변수, 재능에 대한 회의, 마감이라는 괴물과의 싸움이지만, 떨어져 죽을지도 모르는 난간 앞에서도 피자 상자 뒷면에 치수를 계산하고 전문가 동료들과 농담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마크 엘리슨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어찌어찌 글 한 편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미더운 마음이 생긴다.
그렇게 ‘일잘러’의 마음으로 1월을 시작하는 분들을 위해 놀라우리만치 박식하고 허심탄회한 뉴욕의 현자 ‘완벽에 관하여’의 마크 엘리슨을 인터뷰했다.
-업계 사람들은 선생을 올림픽 수준의 미학자라고 부르더군요. ‘뉴욕 최고의 목수’라고도 하고요.
“제 소개를 할 때 저는 간단하게 목수나 건축업자라고 합니다. 그 두 가지만이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직함입니다. 저는 스무 살에 위스콘신주에서 간단한 시험을 쳐서 고등학교 졸업에 준하는 학력을 인정받았을 뿐, 대학교 학위도 없습니다. 정규 학교 교육도 마치지 못했어요. 여러 번 힘들고 지루한 순간이 있었는데, 그걸 이기지 못했죠.
다행히 1980년대의 뉴욕시는 활기가 넘쳤고, 열정적인 젊은 남자가 경험 많은 건축업자와 함께 일할 기회를 얻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때 만난 건축업자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마크 엘리슨의 작업 현장.
-일찍 소질을 발견하셨던가요?
“아버지의 지하 작업실에서 처음으로 목공 도구를 만져봤어요. 아버지는 도구 사용법을 몇 번 가르쳐 주신 후, 버려지는 나무 조각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후에 친구 아버지가 집을 리모델링하는 걸 도왔는데, 그 일이 맘에 들었어요.
하루의 작업을 끝내고 그날 해놓은 걸 돌아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더군요. 내가 저 벽을, 데크를, 계단을 만들었지, 하는 뿌듯함… 온종일 일한 후에 그날 내가 한 일을 볼 수 있다는 점, 고된 일을 마치고 난 후에 오는 기분 좋은 피곤함이 정말 좋았습니다.”
-다른 목수들이 꺼리는 특이하고 까다로운 작업만 도맡아 하셨다고요.
“네. 저는 똑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걸 싫어해요. 도전을 좋아해서 맨정신을 가진 목수라면 절대 안 할 일을 20년 넘게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제게 가격 결정권이 생겼습니다. 허공에 뜬 계단, 아치형 천장 같은 고난도 작업을 원하는 집주인들은 비용을 개의치 않거든요.
이 일에는 한계가 없고 복잡한 프로젝트를 맡을수록 수많은 타 분야 장인과 협업했어요.”
일하는 것 그 자체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렇게 40년간 다른 사람들이 못한다고 포기한 일들을 맡다 보니, 자기만의 ‘틈새시장’이 형성됐다.
스스로를 르네상스 왕족으로 생각하는 억만장자들은 인부들이 새로 설치한 변기를 썼다고 변기를 뜯어버리는 괴팍한 선민이다.
어울리지 않는 컨셉을 늘어놓고도 문제를 모르는 무 취향의 소유자, 우아하게 압박하는 데 명수인 법률가, 때론 벽면에 온갖 수식과 배열을 적어놓고 작업하는 그에게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 나오는 노벨상 수학자 존 내시 같다고 치하하는 겸손한 사람도 등장하지만.
마크 엘리슨의 작품. 설계자는 모양만 디자인하지만 목수는 물리학적으로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어야 한다.
-집을 지으며 보낸 40년의 세월은 선생에게 어떤 시간이었습니까?
“매일 새로운 자재, 도구, 기술을 접한 시간이었습니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건축 서적과 잡지를 열심히 읽었죠. 작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을 확실히 익히는 데 10년, 사업을 확장해서 유리, 금속, 석재, 플라스틱과 같은 여러 자재를 다루는 데 또 10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작업장 전체를 감독하게 되었죠. 다른 사람들과 긴밀하게 협조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최근 10년 동안은 무엇에 집중하셨나요?
“익힌 기술을 통합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콘센트, 스위치, 몰딩, 타일, 설비 등을 신중하게 배치하고, 계단, 욕실의 모자이크, 마감재와 같은 것은 마술을 부렸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특별하게 만듭니다. 완성된 집을 보면서 저도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선생이 보기에 훌륭한 목수는 어떤 목수인가요?
“돈만 생각하는 사람은 안 됩니다. 목공은 육체노동의 강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목공 일을 좋아한다면 폭염에도 비계에 올라가서 몸을 구부리고 고생하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목수는 매년 여름 그렇게 일합니다.
제가 아는 훌륭한 목수는 다 그래요. 그들은 자신의 손과 눈을 믿습니다. 그렇게 훈련받았기에 좋은 목수가 된 거죠. 머리를 써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작업 계획을 세우고, 정밀하게 계산하고, 합당한 처리 과정을 선택하고 결과물을 분석합니다.”
-최고의 목수가 될 사람은 따로 있을까요?
“최고의 목수는 자신의 몸을 빠르고 정확하게 사용합니다. 머리보다 몸을 더 빨리 쓸 줄 알아야죠. 현장에서는 몸은 가장 유용한 도구니까요. 그런데 모든 사람이 최고의 목수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건 아닙니다. 장인의 뛰어남 때문에 자신의 단점이 두드러지거든요.”
건축과 목공 뿐 아니라 무예와 음악에도 도통한 르네상스맨, 마크 엘리슨.
-어쨌든 선생은 완벽해 보입니다. 완벽을 추구하시나요?
“저는 센트럴파크 웨스트의 최고급 아파트에서 거대한 유리창을 깬 적도 있습니다. 그걸 설치하기 위해 크레인까지 가져와야 했고, 2만 달러의 손해를 봤어요. 실수 하나가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는 게 이 비즈니스죠.
완벽이란 없습니다(There’s no perfect)’. 무엇이든 완성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협해야 합니다. 고객에게는 제가 완벽한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프로젝트를 끝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실수와 별개로 완벽하고 싶은 욕구를 어떻게 해결하나요?
“저는 완벽의 목표와 영역, 정도를 쪼개고 한정해서 접근하려고 해요. 가령 무예를 배울 때를 생각해 보면, 각 동작을 아주 천천히 연습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스승은 저에게 움직임의 각 측면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지 예를 들어주셨어요.
근육과 관절의 관계, 혈액 순환, 산소와 에너지의 흐름이 팔다리를 통해 신체 중심에서 멀어졌다가 돌아오지요.”
-무예를 통해 완벽한 흐름을 대리 체험하신다는 거죠?
“네. 무예는 근육, 뼈, 장기, 조직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어요. 훈련 단계에서는 세포나 분자 수준에서 자신을 면밀히 검토한다고 상상해 봅니다. 어쨌든 무예의 동작 하나하나를 그 정도로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했죠. 균형 잡힌 완벽한 동작은 무예를 배우는 사람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모든 방면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고 싶을 땐 훌륭한 전문가와 비교해 봅니다. 부족한 면이 드러났다고 해서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지금의 내 상태를 인정하는 편입니다.”
마크 엘리슨은 스스로 과할만큼 노력한다고 했다. 놀라운 일을 해내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 연습 뿐이다.
-이만하면 괜찮다,라고 할만한 기준이나 척도가 있을까요?
“일의 척도는 눈과 손입니다. 집이나 공예품을 대할 때 사람들은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져보기 때문입니다. 눈과 손이 모두 만족하면 그 작업은 성공한 것이죠. 만약 누군가 현미경을 들고 작업 현장에 찾아온다면, 저는 그 사람에게 바보 같은 짓은 그만두라고 할 겁니다. 이 일은 현미경이 필요할 정도로 정밀한 작업은 아니니까요.”
-하나의 기술을 마스터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까?
“제 경우엔 기술을 완벽하게 익히는 데 적어도 10년은 걸렸습니다. 처음엔 배울 것이 너무 많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조금씩 발전하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어요. 자신의 약점을 파악할 정도가 되면 완벽함을 추구할 수 있어요. 완벽함은 최종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추구할 만한 가치입니다.”
-시키는 대로 일하지 않는 당신의 괴팍한 성정이 이익을 거두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까?
“결과적으론 그랬어요. 문제의 발단은 뉴욕에서 건축 일을 하는 동안 제가 본 건축 도면의 질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데 있어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CAD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이죠. 음악 산업도 컴퓨터로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게 되자 결과물이 모두 비슷해졌잖아요? 요즘은 거의 모든 대중가요가 비슷하죠. 도면 제작 과정도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덕분에 뉴욕의 현대 건축도 같은 틀에서 만든 쿠키처럼 비슷해졌어요. 저는 최근 15년간 신중한 의사결정을 거쳐서 나온 디자인 도면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개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죠. 처음에는 분노가 치솟았어요. 그러다 저는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제 결점을 활용해 지난 8년간 수익성 높은 사업 모델을 하나 만들었어요. 한마디로 남들처럼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고객과 직접 소통하기 시작한 거죠.”
마크 엘리슨이 완공한 인테리어.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무엇보다 건축가가 달가워하지 않을 텐데요.
“저는 단 몇 분 동안 건축가의 도면에서 설계상의 오류를 수십 개 이상 찾아냅니다. 그러면 고객은 저에게 의사 결정 과정에서 건축가보다 높은 권한을 줄 수밖에 없어요. 건축가는 자존심이 상하겠죠. 건축가에게 맡긴 일을 수정하느라 목수인 제게 또 돈을 지불하는 상황이 좀 터무니없겠지만, 비싼 돈을 들여서 수천 가지 문제가 있는 집을 짓는 것보다는 이렇게 하는 편이 낫다는 걸 고객은 금방 알아챕니다.
저 같은 사람이 건축을 시작하기 전에 설계 도면의 오류를 찾아내지 않았다면, 고객은 그 집에 사는 내내 수천 가지 오류를 꾹 참아야 할 테니까요. 다소 이례적인 과정이지만 고객은 공사의 효율을 높일 수 있고 나는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나와 계속 일해온 건축사들도 이제는 내가 도면 오류를 찾아내 주면 고마워합니다. 게다가 그들이 설계한 주택이 유명한 건축 잡지에 등장할 때면 그들에게 모든 찬사가 돌아가죠.”
-현장 서열의 은밀한 재조정이로군요!
“뉴욕시에서 초호화 건축 공사는 계급 구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고객들은 최고 부유층에 속한 사람들이죠. 먹이사슬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건축가는 대부분 아이비리그 출신이고 자신이 남다른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하는 데 익숙하죠. 이들이 두 번째 계급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뉴욕시에서 잘 알려진 총괄 건설업체는 이미 수십 년 동안 그 일을 해왔습니다. 프로젝트 책임자, 현장 감독자,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하청업체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들을 동원해서 깔끔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이 계급 구조에서 목수는 맨 아랫부분에서 고작 몇 단계 올라와 있을 뿐입니다.”
-이쯤에서 황당했던 펜트하우스의 ‘달팽이 수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시지요.
“그 이야기는 책에서 직접 읽어보는 편이 나을 겁니다. 많은 분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셨어요.”
그 유명한 ‘달팽이 수로 사건’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젊은 건축가가 펜트하우스 고객의 비위를 맞추려고 황당한 도면을 만들었다. 데크에 잔디를 심고 시냇물이 흐르게 한 뒤 콜라라도 조약돌을 깐 것. 잔디는 햇빛에 말라 죽고 돌 위엔 녹조만 가득해지자, 건축가는 작업자를 시켜 돌을 소독하고 수영장 업체를 불러 염소 약품과 pH 농도를 맞추는 장치를 설치한다.
그래도 녹조가 해결되지 않자, 식물학자, 생태학자, 엔지니어가 모여 궁리 끝에 멕시코에서 달팽이를 수입하기로 한다. 2주 만에 도착한 달팽이가 녹조를 먹어 치워주길 기대하며 시냇물과 조약돌 위에 풀어놓았으나, 주말을 보내고 온 작업자들을 맞은 것은 시체 썩는 끔찍한 냄새였다.
뉴욕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 마크 엘리슨의 손기술로 만들어졌다.
열기에 썩은 달팽이는 악취를 풍기고 직원들은 방진 마스크를 쓰고 대대적인 청소를 벌이지만, 불행하게도 죽은 달팽이 포대 10개가 수직 쓰레기통에 낙하 도중 터지면서 재앙은 일파만파가 된다. 주민들은 대피하고 경찰차와 소방차가 출동하고… 이 모든 게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을 원한 맨해튼 부자와 우유부단한 건축가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니.
지금은 웬만한 일은 차근차근 해결할 만큼 노하우가 생겼지만, 마크 엘리슨도 초기엔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자 겁을 먹고 도주한 적도 있다고 했다. “집주인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솔직히 그 집이 어떻게 되었는지 지금도 모른다.”
-함께 일해보니 뉴욕의 부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평범한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돈이 많은 사람들이죠. 어떤 고객의 연봉은 제가 평생 번 돈의 100배나 되더군요. 제가 맡은 공사는 거의 다 집주인의 명성이나 부를 한껏 과시하는 데 쓰였어요. 그들은 세상에 없는 집을 원합니다. 집을 그저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얼마나 부자인지 보여주는 일종의 광고 수단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 목적으로 진행하는 공사는 시간이나 자재 낭비가 심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사치스러움을 통해 정해지는 게 아닌데 말이죠. 돈은 사람의 품격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돈이 많다고 후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나는 책에서 집주인 지시에 완성된 차고를 갈아엎고 ‘이제는 망했다’고 우는 작업자를 보고 보며 가슴이 저렸다.
-그들을 관찰하며 뭘 배우셨나요?
“가장 확실하게 배운 점은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그게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한다는 거죠. 발로 뛰는 우리 같은 사람은 함께 어울려 일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습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서로 힘을 합쳐 극복하지요. 개중 정중하고 합리적인 사람도 있었지만, 공사를 맡긴 사람들은 대부분 거만하게 불만을 드러냅니다. 그들보다 대체로 우리가 훨씬 더 행복한 것 같습니다.”
-장인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장인은 섬세한 균형을 만들어냅니다. 장인이 좋은 자재로 완성한 아름다운 결과물은 부르는 게 값입니다. 장인들은 이런 섬세한 작업으로 생계를 꾸립니다. 부자는 장인의 경제적 필요를 채워주는 훌륭한 고객이죠. 역사를 돌이켜보면 거의 모든 예술가와 장인이 부자들을 위해 일하면서 생계를 꾸렸습니다.
스트라디바리가 부자들을 위해 만든 바이올린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는 음색을 냅니다. 저는 그 정도로 뛰어난 장인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제 손을 거쳐 간 건물을 보고 영감을 얻기를 바랍니다.”
집주인이 여러번 바뀐 후 인부들이 어느날 그랜드 피아노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다 추락하면 누구의 책임일까? 마스터는 그것까지 고려해서 작업을 해야 한다.
-여전히 마스터라고 불리길 거부합니까?
“마스터가 그리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말을 들으면 제가 어떤 수준에 그냥 머물러 있는 상태라는 뜻이니까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면, 저는 항상 초보자가 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가장 낮은 단계부터 시작합니다.”
-특별히 계단에 관해서는 거의 모든 형태를 실험해 보셨더군요.
“맞아요. 그런데 얼마 전에 제가 만든 천공 강철 계단에서 고객이 키우는 개가 다쳤습니다. 계단에 6밀리미터 크기의 구멍이 수천 개나 있는데, 개가 계단을 내려가다가 발톱이 끼인 거죠. 발을 빼내는 과정에서 발톱이 뜯겨나갔어요. 다시 생각해도 정말 끔찍한 일이네요. 계단에 관한 다른 기술적 문제들이 워낙 많아서 거기에 신경을 쓰느라 그런 사고가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사실 계단을 설치하면서 개는 절대 이 계단으로 다니지 않을 거라는 농담도 주고받았죠. 그러나 뭔가 놓치는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합니다.”
-변수가 많이 발생하는 일일수록 어떤 사람과 해나는 것이 좋습니까?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공사는 여러 가지 문제가 뒤따르기 마련이죠. 얼마 전 공사에서는 고객이 고용한 정원사가 지붕 배수구를 막아서, 고객이 그 집으로 이사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온 집이 물바다가 되기도 했죠. 이렇게 모든 공사에는 예상치 못했거나 독특한 문제와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미국에서 리노베이션은 두 번째로 큰 이혼 사유라고 해요. 그러니 문제가 생기더라도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사람들과 손잡고 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3년간 이 사람들과 피지로 여행을 떠난다’고 상상했을 때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면, 그 공사는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되죠.”
-문득 궁금합니다. 재능이 없는 사람도 한 분야의 장인이 될 수 있나요?
“사람들은 특별한 재능을 찾아내서 세상에 알리는 데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나이 어린 사람이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추켜세우죠. 그런 찬사가 비뚤어진 목표를 만듭니다.
어떤 기술이나 예술적 특성을 발전시키는 데 몰두하는 힘은 평생 추구할 만한 태도예요. 관심사를 깊이 탐구하면 누구나 진정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어요.
여러분도 이런 만족감을 경험할 자격이 있습니다. 재능이 없다며 아예 시도조차 안 하는 사람이 저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요즘 선생은 무엇에 도전하고 있습니까?
“저는 목수이지만 음악을 만듭니다. ‘완벽에 관하여’라는 책을 내기 전까지 저는 100곡 정도를 작곡했어요. 첫 책과 함께 첫 번째 음반 ‘Miles of Dirt’를 제작했습니다. 사진작가 릴라 바스의 사진집과 함께요. 나무와 황동으로 수작업한 5개의 특별 에디션입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 12년 이상 공을 들였고 그래서 결과물이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듣든 안 듣든 제가 하는 일 중에서 가장 만족감이 큰 일입니다.
글쓰기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 마무리 단계에 있는 원고의 가제는 ‘방화범, 중퇴자, 시인을 위한 행복’입니다. 책을 쓰는 동안 부모님의 건강이 나빠져서 결국 돌아가셨어요.”
완벽을 추구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고귀한 깨달음은 실패와 무너짐, 약점과 오류를 함부로 조롱해선 안된다는 사실이었다,라고 이야기하는 마크 엘리슨.
-매우 특별하고 강인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두셨더군요. 그분들에게 무엇을 배웠습니까?
“어머니는 1967년에 의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당시 아이가 넷이나 있었고 각각 4살, 5살, 7살, 9살이었는데도 수석으로 졸업하셨어요. 어머니는 제게 몸과 마음과 정신을 다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어요. 제가 선택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하신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제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인정해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캐나다와 강 하나를 맞대고 있는 뉴욕주 북부 지방 출신입니다. 그곳 사람들은 신앙심이 강하고 성격이 센 편이죠. 아버지도 엄격하고 까다로운 분이었어요. 그래도 아버지 덕분에 도구를 만지거나 직접 손으로 만드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고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죠. 아버지는 스스로에게 엄격하셨고 조직적으로 일하셨어요. 결단력도 있었고요. 다 훌륭한 자질이죠.”
-육체노동의 어떤 면에 그토록 매료되었습니까?
“사람의 몸은 움직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잘 훈련받은 무용수나 운동선수는 일반인과 움직임 하나하나가 다르죠. 저는 체중이 127kg인 62세 남성입니다. 저를 보고 타고난 운동선수나 무용수라고 착각하는 분은 없겠지만, 저는 운동도 춤도 열심히 배웠습니다.
저는 유연하고 재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려고 애를 썼어요. 이제는 그렇게 움직이는 게 편하고 즐겁습니다. 작업실에서 몸을 움직이고 나면 피곤해도 즐거워요. 깊은 잠도 잘 수 있고요.
영어 단어 중에 ‘은혜(grace)’와 ‘감사함(gratitude)’이라는 말은 어원이 같다고 합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저는 오랫동안 꾸준히 노력한 끝에 제 몸과 마음에 은혜가 깃들게 되었다고 말할 겁니다.”
-구도자 같으시군요!
“인생은 연습, 노력, 인내심이 전부라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친절과 양보, 포기할 줄 아는 태도도 필요합니다. 저는 후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누군가 자기 일을 척척 해내는 과정은 직접 보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명확한 목표, 끈끈한 동지애, 고도의 기술 습득, 자율성, 두둑한 보너스… 무엇에 이끌려 일하셨나요?
“가족에게 먹을 것과 쉴 곳을 제공하는 것이 제가 이 이 일을 해온 가장 큰 이유입니다. 자녀가 태어난 후 더 진중한 태도를 갖게 되었죠. 아버지란 그런 존재니까요. 자녀들 덕분에 일이 잘 안 풀리고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생기고 사건·사고가 터질 때도 할 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보너스라는 말은 들어도 현혹되지 않습니다. 기대도 안하고요. 저는 관심이 가는 요소가 있는 프로젝트만 수주하고 아끼는 동료들과 일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따라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주택 건설업이 파괴적인 일이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유익한 일로 자리 잡을 방법을 연구 중이에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결해 나갔습니까?
“제가 만드는 특이한 조립품은 대부분 시제품입니다. 저처럼 부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사람은 없어요. 이런 프로토타입 하나를 시장에 선보이려면 수년 아니 수십 년이 걸릴 겁니다. 일일이 만들어 쓰다 보니, 계산 결과를 3번씩 재확인하고 장인에게 조언을 받은 후에도 일이 잘못될 때가 있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두세 가지 방법을 시도합니다. 동료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부탁할 때도 있고요. 어떨 때는 다 버리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철저히 분석해서 이 공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 결국에는 그 일을 해낼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게 요점이에요.”
일의 잠재력과 숙달된 동작의 아름다움이 실현되는 마크 엘리슨의 작업 현장.
-이제껏 해본 최고의 경험과 최악의 실수는 무엇입니까?
“즐거운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적잖았어요. 하지만 지난 수십 년을 돌이켜보면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우정을 쌓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수많은 벗이 매우 힘든 공사를 함께 하면서 고생했고, 멋진 주택을 완성한 후에 함께 기뻐했습니다.
휴일을 같이 보내기도 하고 결혼식이나 이혼과 같은 중대사를 겪을 때 응원해 주었습니다. 경기 침체를 함께 버텼고 고객이 거칠게 대할 때 함께 견뎠습니다.
서로의 자녀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었고 병이나 사별을 겪을 때 함께 울어주었죠. 우리는 평생 서로의 곁을 지켜주고 응원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돈 많은 부자들의 집을 지어주는 일에 대한 흥미는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벗들과의 우정은 더 돈독해지고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는 현재 세 번째 앨범을 작업 중이다. 음악은 반응이 있든 없든 만드는 작업 자체가 큰 보상이라고 했다.
-어떤 일이든 효율성을 높이는 당신만의 고유한 규칙을 알려주세요.
“1. 신중하게 계획하고 철저히 계산합니다. 모든 자재는 한꺼번에 주문합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죠.
2. 앉아서 이것저것 따지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다. 먼저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작업 방식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습니다.
3. 비슷한 작업은 같이 진행합니다. 수치를 측정할 때는 가능한 여러 번 측정하고 반드시 기록을 남깁니다. 자재를 운반할 때는 가능한 한 많이 운반하되, 관련 있는 도구에 가까이 놓습니다.
4. 각 단계를 정확히 마무리합니다. 미완성 상태로 두는 부분이 없도록 합니다.
5. 아주 가끔은 순서를 지키지 않고 어떤 작업을 먼저 끝냅니다.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완성된 결과물을 볼 때 큰 만족감을 느끼며, 거기서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선생은 잘난 체하지 않고 몸으로 세계를 돌파한 시대의 현인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즐겁게 일하며 생을 밀도 있게 보낼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거죠. 명문대에서 학위를 받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겁니다. 업무 환경은 견딜 만하면서 연봉이 높은 회사 말입니다. 열심히 일하면서 자기 계발을 하다가 나중에 은퇴하면 장기 투자에 묶어둔 약간의 자금에서 나오는 돈으로 살겠죠. 그러나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은 고집스럽게 자기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갑니다. 자신의 관심사를 추구하다 보면 어려움도 겪겠지만 하루하루가 의미 깊은 시간이 될 겁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투자합니다. 새로운 도구를 사거나 작업장을 마련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 사색에 잠기는 것 말입니다. 이런 활동은 다 해볼 만한 가치가 있어요.
이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한 사람은 부모의 말이나 좋은 의도로 충고하는 친구, 재무 설계사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1등이 되어야 성공한다는 말도 믿지 않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방법이 더 안전한 길입니다.
저는 두 번째 방법으로 인생을 살았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살다 보면 수많은 실패와 어려움을 겪게 되거든요. 하지만 그에 뒤따르는 보상이 정말 크다는 것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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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불길한 시작’부터 온갖 파란만장한 사건이 인생 전반에 속출한다. 그의 부모는 아이를 둘 곳이 없어 대학 기숙사 서랍 아래 칸에 뉘고 키웠다(하긴 예수도 말구유에서 태어났고 첫 직업이 목수였다). 늦은 나이에 네 아이를 키우며 의대를 비소구 주택담보대출 수석으로 졸업한 어머니는 탐탁지 않게 여겼겠지만, 마크 엘리슨은 고교 중퇴 후 수천 개의 문과 벽을 만들며 도면의 구멍을 경험으로 메우는 목공의 달인이 됐다.
신념, 재능, 연습, 수학과 언어, 부조리, 역량, 관용 등으로 구성된 챕터를 넘기며, 나는 40년간 흙먼지 속에서 수련한 장인의 눈으로 뉴욕 초호화 아파트의 공사 현장을 누비는 골드문컨설팅 스릴을 체험했다.
예컨대 ‘완벽에 관하여’ 책에 나오는 뉴욕 초호화 상류층은 그저 예쁜 집이 아니라 어디서도 보지 못한 희한한 집을 원했다. 구경 온 손님들의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구조의 집. 예컨대 펜트하우스 한가운데 잔디가 깔린 시냇물이 흐르거나, 계단이 지지대도 없이 허공에 달린 집, 회반죽을 칠한 타원형 돔 천장이 있는 그런 집.
외국계은행신용대출 붕괴하거나 비틀어질 위험이 다분한 까다로운 설계를 구현해 줄 장인으로 의뢰인들은 결국 수소문 끝에 마크 엘리슨을 찾아낸다. 비싼 구두를 신은 클라이언트와 먼지를 뒤집어쓴 인부들, 부조리한 작업 지시, 약아빠진 도급업자, 마감 직전의 카오스에도 끝내 현장이 정리되고 한잔하러 떠나는 건축 현장의 모습은 마치 목수가 주인공인 무협 영화를 보는 카드브로커 것 같다.
그의 화려한 작업 스토리와 굴곡 많은 인생 이야기는 ‘뉴요커’에 소개돼 ‘유쾌한 현인이 들려주는 세상 최고의 이야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읽다 보면 그가 공사를 맡았던 유명한 집주인들(데이비드 보위, 로빈 윌리엄스, 우디 앨런 등등)보다 현장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마크 엘리슨이 진짜 히어로처럼 느껴진다.
40년간 대학원학자금대출 산전수전 겪은 집수리의 장인 답게(미국에선 집수리는 두 번째 이혼 사유라고 할 정도로 고난도 작업이다), 갈피마다 꾸준하게 일 잘하는 법과 어른다운 통찰이 널려 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문장들.
일과 삶의 기준, 뉴욕 공사장의 생생한 해프닝을 정교한 문체로 엮은 어른의 직업 에세이 ‘완벽에 관하여’.
‘궁전 같은 저택에 손님들이 감탄하면 자부심은 높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녀에게 사랑받는 부모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조그만 균열에도 분개하는 미치광이들이다.’ ‘모든 실수는 하나의 문과 같다.’.
어쨌든 내가 하는 일도 수많은 변수, 재능에 대한 회의, 마감이라는 괴물과의 싸움이지만, 떨어져 죽을지도 모르는 난간 앞에서도 피자 상자 뒷면에 치수를 계산하고 전문가 동료들과 농담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마크 엘리슨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어찌어찌 글 한 편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미더운 마음이 생긴다.
그렇게 ‘일잘러’의 마음으로 1월을 시작하는 분들을 위해 놀라우리만치 박식하고 허심탄회한 뉴욕의 현자 ‘완벽에 관하여’의 마크 엘리슨을 인터뷰했다.
-업계 사람들은 선생을 올림픽 수준의 미학자라고 부르더군요. ‘뉴욕 최고의 목수’라고도 하고요.
“제 소개를 할 때 저는 간단하게 목수나 건축업자라고 합니다. 그 두 가지만이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직함입니다. 저는 스무 살에 위스콘신주에서 간단한 시험을 쳐서 고등학교 졸업에 준하는 학력을 인정받았을 뿐, 대학교 학위도 없습니다. 정규 학교 교육도 마치지 못했어요. 여러 번 힘들고 지루한 순간이 있었는데, 그걸 이기지 못했죠.
다행히 1980년대의 뉴욕시는 활기가 넘쳤고, 열정적인 젊은 남자가 경험 많은 건축업자와 함께 일할 기회를 얻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때 만난 건축업자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마크 엘리슨의 작업 현장.
-일찍 소질을 발견하셨던가요?
“아버지의 지하 작업실에서 처음으로 목공 도구를 만져봤어요. 아버지는 도구 사용법을 몇 번 가르쳐 주신 후, 버려지는 나무 조각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후에 친구 아버지가 집을 리모델링하는 걸 도왔는데, 그 일이 맘에 들었어요.
하루의 작업을 끝내고 그날 해놓은 걸 돌아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더군요. 내가 저 벽을, 데크를, 계단을 만들었지, 하는 뿌듯함… 온종일 일한 후에 그날 내가 한 일을 볼 수 있다는 점, 고된 일을 마치고 난 후에 오는 기분 좋은 피곤함이 정말 좋았습니다.”
-다른 목수들이 꺼리는 특이하고 까다로운 작업만 도맡아 하셨다고요.
“네. 저는 똑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걸 싫어해요. 도전을 좋아해서 맨정신을 가진 목수라면 절대 안 할 일을 20년 넘게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제게 가격 결정권이 생겼습니다. 허공에 뜬 계단, 아치형 천장 같은 고난도 작업을 원하는 집주인들은 비용을 개의치 않거든요.
이 일에는 한계가 없고 복잡한 프로젝트를 맡을수록 수많은 타 분야 장인과 협업했어요.”
일하는 것 그 자체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렇게 40년간 다른 사람들이 못한다고 포기한 일들을 맡다 보니, 자기만의 ‘틈새시장’이 형성됐다.
스스로를 르네상스 왕족으로 생각하는 억만장자들은 인부들이 새로 설치한 변기를 썼다고 변기를 뜯어버리는 괴팍한 선민이다.
어울리지 않는 컨셉을 늘어놓고도 문제를 모르는 무 취향의 소유자, 우아하게 압박하는 데 명수인 법률가, 때론 벽면에 온갖 수식과 배열을 적어놓고 작업하는 그에게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 나오는 노벨상 수학자 존 내시 같다고 치하하는 겸손한 사람도 등장하지만.
마크 엘리슨의 작품. 설계자는 모양만 디자인하지만 목수는 물리학적으로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어야 한다.
-집을 지으며 보낸 40년의 세월은 선생에게 어떤 시간이었습니까?
“매일 새로운 자재, 도구, 기술을 접한 시간이었습니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건축 서적과 잡지를 열심히 읽었죠. 작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을 확실히 익히는 데 10년, 사업을 확장해서 유리, 금속, 석재, 플라스틱과 같은 여러 자재를 다루는 데 또 10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작업장 전체를 감독하게 되었죠. 다른 사람들과 긴밀하게 협조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최근 10년 동안은 무엇에 집중하셨나요?
“익힌 기술을 통합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콘센트, 스위치, 몰딩, 타일, 설비 등을 신중하게 배치하고, 계단, 욕실의 모자이크, 마감재와 같은 것은 마술을 부렸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특별하게 만듭니다. 완성된 집을 보면서 저도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선생이 보기에 훌륭한 목수는 어떤 목수인가요?
“돈만 생각하는 사람은 안 됩니다. 목공은 육체노동의 강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목공 일을 좋아한다면 폭염에도 비계에 올라가서 몸을 구부리고 고생하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목수는 매년 여름 그렇게 일합니다.
제가 아는 훌륭한 목수는 다 그래요. 그들은 자신의 손과 눈을 믿습니다. 그렇게 훈련받았기에 좋은 목수가 된 거죠. 머리를 써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작업 계획을 세우고, 정밀하게 계산하고, 합당한 처리 과정을 선택하고 결과물을 분석합니다.”
-최고의 목수가 될 사람은 따로 있을까요?
“최고의 목수는 자신의 몸을 빠르고 정확하게 사용합니다. 머리보다 몸을 더 빨리 쓸 줄 알아야죠. 현장에서는 몸은 가장 유용한 도구니까요. 그런데 모든 사람이 최고의 목수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건 아닙니다. 장인의 뛰어남 때문에 자신의 단점이 두드러지거든요.”
건축과 목공 뿐 아니라 무예와 음악에도 도통한 르네상스맨, 마크 엘리슨.
-어쨌든 선생은 완벽해 보입니다. 완벽을 추구하시나요?
“저는 센트럴파크 웨스트의 최고급 아파트에서 거대한 유리창을 깬 적도 있습니다. 그걸 설치하기 위해 크레인까지 가져와야 했고, 2만 달러의 손해를 봤어요. 실수 하나가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는 게 이 비즈니스죠.
완벽이란 없습니다(There’s no perfect)’. 무엇이든 완성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협해야 합니다. 고객에게는 제가 완벽한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프로젝트를 끝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실수와 별개로 완벽하고 싶은 욕구를 어떻게 해결하나요?
“저는 완벽의 목표와 영역, 정도를 쪼개고 한정해서 접근하려고 해요. 가령 무예를 배울 때를 생각해 보면, 각 동작을 아주 천천히 연습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스승은 저에게 움직임의 각 측면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지 예를 들어주셨어요.
근육과 관절의 관계, 혈액 순환, 산소와 에너지의 흐름이 팔다리를 통해 신체 중심에서 멀어졌다가 돌아오지요.”
-무예를 통해 완벽한 흐름을 대리 체험하신다는 거죠?
“네. 무예는 근육, 뼈, 장기, 조직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어요. 훈련 단계에서는 세포나 분자 수준에서 자신을 면밀히 검토한다고 상상해 봅니다. 어쨌든 무예의 동작 하나하나를 그 정도로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했죠. 균형 잡힌 완벽한 동작은 무예를 배우는 사람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모든 방면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고 싶을 땐 훌륭한 전문가와 비교해 봅니다. 부족한 면이 드러났다고 해서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지금의 내 상태를 인정하는 편입니다.”
마크 엘리슨은 스스로 과할만큼 노력한다고 했다. 놀라운 일을 해내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 연습 뿐이다.
-이만하면 괜찮다,라고 할만한 기준이나 척도가 있을까요?
“일의 척도는 눈과 손입니다. 집이나 공예품을 대할 때 사람들은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져보기 때문입니다. 눈과 손이 모두 만족하면 그 작업은 성공한 것이죠. 만약 누군가 현미경을 들고 작업 현장에 찾아온다면, 저는 그 사람에게 바보 같은 짓은 그만두라고 할 겁니다. 이 일은 현미경이 필요할 정도로 정밀한 작업은 아니니까요.”
-하나의 기술을 마스터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까?
“제 경우엔 기술을 완벽하게 익히는 데 적어도 10년은 걸렸습니다. 처음엔 배울 것이 너무 많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조금씩 발전하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어요. 자신의 약점을 파악할 정도가 되면 완벽함을 추구할 수 있어요. 완벽함은 최종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추구할 만한 가치입니다.”
-시키는 대로 일하지 않는 당신의 괴팍한 성정이 이익을 거두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까?
“결과적으론 그랬어요. 문제의 발단은 뉴욕에서 건축 일을 하는 동안 제가 본 건축 도면의 질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데 있어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CAD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이죠. 음악 산업도 컴퓨터로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게 되자 결과물이 모두 비슷해졌잖아요? 요즘은 거의 모든 대중가요가 비슷하죠. 도면 제작 과정도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덕분에 뉴욕의 현대 건축도 같은 틀에서 만든 쿠키처럼 비슷해졌어요. 저는 최근 15년간 신중한 의사결정을 거쳐서 나온 디자인 도면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개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죠. 처음에는 분노가 치솟았어요. 그러다 저는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제 결점을 활용해 지난 8년간 수익성 높은 사업 모델을 하나 만들었어요. 한마디로 남들처럼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고객과 직접 소통하기 시작한 거죠.”
마크 엘리슨이 완공한 인테리어.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무엇보다 건축가가 달가워하지 않을 텐데요.
“저는 단 몇 분 동안 건축가의 도면에서 설계상의 오류를 수십 개 이상 찾아냅니다. 그러면 고객은 저에게 의사 결정 과정에서 건축가보다 높은 권한을 줄 수밖에 없어요. 건축가는 자존심이 상하겠죠. 건축가에게 맡긴 일을 수정하느라 목수인 제게 또 돈을 지불하는 상황이 좀 터무니없겠지만, 비싼 돈을 들여서 수천 가지 문제가 있는 집을 짓는 것보다는 이렇게 하는 편이 낫다는 걸 고객은 금방 알아챕니다.
저 같은 사람이 건축을 시작하기 전에 설계 도면의 오류를 찾아내지 않았다면, 고객은 그 집에 사는 내내 수천 가지 오류를 꾹 참아야 할 테니까요. 다소 이례적인 과정이지만 고객은 공사의 효율을 높일 수 있고 나는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나와 계속 일해온 건축사들도 이제는 내가 도면 오류를 찾아내 주면 고마워합니다. 게다가 그들이 설계한 주택이 유명한 건축 잡지에 등장할 때면 그들에게 모든 찬사가 돌아가죠.”
-현장 서열의 은밀한 재조정이로군요!
“뉴욕시에서 초호화 건축 공사는 계급 구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고객들은 최고 부유층에 속한 사람들이죠. 먹이사슬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건축가는 대부분 아이비리그 출신이고 자신이 남다른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하는 데 익숙하죠. 이들이 두 번째 계급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뉴욕시에서 잘 알려진 총괄 건설업체는 이미 수십 년 동안 그 일을 해왔습니다. 프로젝트 책임자, 현장 감독자,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하청업체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들을 동원해서 깔끔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이 계급 구조에서 목수는 맨 아랫부분에서 고작 몇 단계 올라와 있을 뿐입니다.”
-이쯤에서 황당했던 펜트하우스의 ‘달팽이 수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시지요.
“그 이야기는 책에서 직접 읽어보는 편이 나을 겁니다. 많은 분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셨어요.”
그 유명한 ‘달팽이 수로 사건’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젊은 건축가가 펜트하우스 고객의 비위를 맞추려고 황당한 도면을 만들었다. 데크에 잔디를 심고 시냇물이 흐르게 한 뒤 콜라라도 조약돌을 깐 것. 잔디는 햇빛에 말라 죽고 돌 위엔 녹조만 가득해지자, 건축가는 작업자를 시켜 돌을 소독하고 수영장 업체를 불러 염소 약품과 pH 농도를 맞추는 장치를 설치한다.
그래도 녹조가 해결되지 않자, 식물학자, 생태학자, 엔지니어가 모여 궁리 끝에 멕시코에서 달팽이를 수입하기로 한다. 2주 만에 도착한 달팽이가 녹조를 먹어 치워주길 기대하며 시냇물과 조약돌 위에 풀어놓았으나, 주말을 보내고 온 작업자들을 맞은 것은 시체 썩는 끔찍한 냄새였다.
뉴욕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 마크 엘리슨의 손기술로 만들어졌다.
열기에 썩은 달팽이는 악취를 풍기고 직원들은 방진 마스크를 쓰고 대대적인 청소를 벌이지만, 불행하게도 죽은 달팽이 포대 10개가 수직 쓰레기통에 낙하 도중 터지면서 재앙은 일파만파가 된다. 주민들은 대피하고 경찰차와 소방차가 출동하고… 이 모든 게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을 원한 맨해튼 부자와 우유부단한 건축가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니.
지금은 웬만한 일은 차근차근 해결할 만큼 노하우가 생겼지만, 마크 엘리슨도 초기엔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자 겁을 먹고 도주한 적도 있다고 했다. “집주인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솔직히 그 집이 어떻게 되었는지 지금도 모른다.”
-함께 일해보니 뉴욕의 부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평범한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돈이 많은 사람들이죠. 어떤 고객의 연봉은 제가 평생 번 돈의 100배나 되더군요. 제가 맡은 공사는 거의 다 집주인의 명성이나 부를 한껏 과시하는 데 쓰였어요. 그들은 세상에 없는 집을 원합니다. 집을 그저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얼마나 부자인지 보여주는 일종의 광고 수단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 목적으로 진행하는 공사는 시간이나 자재 낭비가 심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사치스러움을 통해 정해지는 게 아닌데 말이죠. 돈은 사람의 품격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돈이 많다고 후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나는 책에서 집주인 지시에 완성된 차고를 갈아엎고 ‘이제는 망했다’고 우는 작업자를 보고 보며 가슴이 저렸다.
-그들을 관찰하며 뭘 배우셨나요?
“가장 확실하게 배운 점은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그게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한다는 거죠. 발로 뛰는 우리 같은 사람은 함께 어울려 일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습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서로 힘을 합쳐 극복하지요. 개중 정중하고 합리적인 사람도 있었지만, 공사를 맡긴 사람들은 대부분 거만하게 불만을 드러냅니다. 그들보다 대체로 우리가 훨씬 더 행복한 것 같습니다.”
-장인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장인은 섬세한 균형을 만들어냅니다. 장인이 좋은 자재로 완성한 아름다운 결과물은 부르는 게 값입니다. 장인들은 이런 섬세한 작업으로 생계를 꾸립니다. 부자는 장인의 경제적 필요를 채워주는 훌륭한 고객이죠. 역사를 돌이켜보면 거의 모든 예술가와 장인이 부자들을 위해 일하면서 생계를 꾸렸습니다.
스트라디바리가 부자들을 위해 만든 바이올린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는 음색을 냅니다. 저는 그 정도로 뛰어난 장인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제 손을 거쳐 간 건물을 보고 영감을 얻기를 바랍니다.”
집주인이 여러번 바뀐 후 인부들이 어느날 그랜드 피아노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다 추락하면 누구의 책임일까? 마스터는 그것까지 고려해서 작업을 해야 한다.
-여전히 마스터라고 불리길 거부합니까?
“마스터가 그리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말을 들으면 제가 어떤 수준에 그냥 머물러 있는 상태라는 뜻이니까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면, 저는 항상 초보자가 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가장 낮은 단계부터 시작합니다.”
-특별히 계단에 관해서는 거의 모든 형태를 실험해 보셨더군요.
“맞아요. 그런데 얼마 전에 제가 만든 천공 강철 계단에서 고객이 키우는 개가 다쳤습니다. 계단에 6밀리미터 크기의 구멍이 수천 개나 있는데, 개가 계단을 내려가다가 발톱이 끼인 거죠. 발을 빼내는 과정에서 발톱이 뜯겨나갔어요. 다시 생각해도 정말 끔찍한 일이네요. 계단에 관한 다른 기술적 문제들이 워낙 많아서 거기에 신경을 쓰느라 그런 사고가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사실 계단을 설치하면서 개는 절대 이 계단으로 다니지 않을 거라는 농담도 주고받았죠. 그러나 뭔가 놓치는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합니다.”
-변수가 많이 발생하는 일일수록 어떤 사람과 해나는 것이 좋습니까?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공사는 여러 가지 문제가 뒤따르기 마련이죠. 얼마 전 공사에서는 고객이 고용한 정원사가 지붕 배수구를 막아서, 고객이 그 집으로 이사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온 집이 물바다가 되기도 했죠. 이렇게 모든 공사에는 예상치 못했거나 독특한 문제와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미국에서 리노베이션은 두 번째로 큰 이혼 사유라고 해요. 그러니 문제가 생기더라도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사람들과 손잡고 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3년간 이 사람들과 피지로 여행을 떠난다’고 상상했을 때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면, 그 공사는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되죠.”
-문득 궁금합니다. 재능이 없는 사람도 한 분야의 장인이 될 수 있나요?
“사람들은 특별한 재능을 찾아내서 세상에 알리는 데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나이 어린 사람이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추켜세우죠. 그런 찬사가 비뚤어진 목표를 만듭니다.
어떤 기술이나 예술적 특성을 발전시키는 데 몰두하는 힘은 평생 추구할 만한 태도예요. 관심사를 깊이 탐구하면 누구나 진정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어요.
여러분도 이런 만족감을 경험할 자격이 있습니다. 재능이 없다며 아예 시도조차 안 하는 사람이 저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요즘 선생은 무엇에 도전하고 있습니까?
“저는 목수이지만 음악을 만듭니다. ‘완벽에 관하여’라는 책을 내기 전까지 저는 100곡 정도를 작곡했어요. 첫 책과 함께 첫 번째 음반 ‘Miles of Dirt’를 제작했습니다. 사진작가 릴라 바스의 사진집과 함께요. 나무와 황동으로 수작업한 5개의 특별 에디션입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 12년 이상 공을 들였고 그래서 결과물이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듣든 안 듣든 제가 하는 일 중에서 가장 만족감이 큰 일입니다.
글쓰기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 마무리 단계에 있는 원고의 가제는 ‘방화범, 중퇴자, 시인을 위한 행복’입니다. 책을 쓰는 동안 부모님의 건강이 나빠져서 결국 돌아가셨어요.”
완벽을 추구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고귀한 깨달음은 실패와 무너짐, 약점과 오류를 함부로 조롱해선 안된다는 사실이었다,라고 이야기하는 마크 엘리슨.
-매우 특별하고 강인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두셨더군요. 그분들에게 무엇을 배웠습니까?
“어머니는 1967년에 의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당시 아이가 넷이나 있었고 각각 4살, 5살, 7살, 9살이었는데도 수석으로 졸업하셨어요. 어머니는 제게 몸과 마음과 정신을 다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어요. 제가 선택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하신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제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인정해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캐나다와 강 하나를 맞대고 있는 뉴욕주 북부 지방 출신입니다. 그곳 사람들은 신앙심이 강하고 성격이 센 편이죠. 아버지도 엄격하고 까다로운 분이었어요. 그래도 아버지 덕분에 도구를 만지거나 직접 손으로 만드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고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죠. 아버지는 스스로에게 엄격하셨고 조직적으로 일하셨어요. 결단력도 있었고요. 다 훌륭한 자질이죠.”
-육체노동의 어떤 면에 그토록 매료되었습니까?
“사람의 몸은 움직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잘 훈련받은 무용수나 운동선수는 일반인과 움직임 하나하나가 다르죠. 저는 체중이 127kg인 62세 남성입니다. 저를 보고 타고난 운동선수나 무용수라고 착각하는 분은 없겠지만, 저는 운동도 춤도 열심히 배웠습니다.
저는 유연하고 재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려고 애를 썼어요. 이제는 그렇게 움직이는 게 편하고 즐겁습니다. 작업실에서 몸을 움직이고 나면 피곤해도 즐거워요. 깊은 잠도 잘 수 있고요.
영어 단어 중에 ‘은혜(grace)’와 ‘감사함(gratitude)’이라는 말은 어원이 같다고 합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저는 오랫동안 꾸준히 노력한 끝에 제 몸과 마음에 은혜가 깃들게 되었다고 말할 겁니다.”
-구도자 같으시군요!
“인생은 연습, 노력, 인내심이 전부라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친절과 양보, 포기할 줄 아는 태도도 필요합니다. 저는 후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누군가 자기 일을 척척 해내는 과정은 직접 보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명확한 목표, 끈끈한 동지애, 고도의 기술 습득, 자율성, 두둑한 보너스… 무엇에 이끌려 일하셨나요?
“가족에게 먹을 것과 쉴 곳을 제공하는 것이 제가 이 이 일을 해온 가장 큰 이유입니다. 자녀가 태어난 후 더 진중한 태도를 갖게 되었죠. 아버지란 그런 존재니까요. 자녀들 덕분에 일이 잘 안 풀리고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생기고 사건·사고가 터질 때도 할 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보너스라는 말은 들어도 현혹되지 않습니다. 기대도 안하고요. 저는 관심이 가는 요소가 있는 프로젝트만 수주하고 아끼는 동료들과 일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따라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주택 건설업이 파괴적인 일이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유익한 일로 자리 잡을 방법을 연구 중이에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결해 나갔습니까?
“제가 만드는 특이한 조립품은 대부분 시제품입니다. 저처럼 부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사람은 없어요. 이런 프로토타입 하나를 시장에 선보이려면 수년 아니 수십 년이 걸릴 겁니다. 일일이 만들어 쓰다 보니, 계산 결과를 3번씩 재확인하고 장인에게 조언을 받은 후에도 일이 잘못될 때가 있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두세 가지 방법을 시도합니다. 동료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부탁할 때도 있고요. 어떨 때는 다 버리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철저히 분석해서 이 공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 결국에는 그 일을 해낼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게 요점이에요.”
일의 잠재력과 숙달된 동작의 아름다움이 실현되는 마크 엘리슨의 작업 현장.
-이제껏 해본 최고의 경험과 최악의 실수는 무엇입니까?
“즐거운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적잖았어요. 하지만 지난 수십 년을 돌이켜보면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우정을 쌓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수많은 벗이 매우 힘든 공사를 함께 하면서 고생했고, 멋진 주택을 완성한 후에 함께 기뻐했습니다.
휴일을 같이 보내기도 하고 결혼식이나 이혼과 같은 중대사를 겪을 때 응원해 주었습니다. 경기 침체를 함께 버텼고 고객이 거칠게 대할 때 함께 견뎠습니다.
서로의 자녀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었고 병이나 사별을 겪을 때 함께 울어주었죠. 우리는 평생 서로의 곁을 지켜주고 응원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돈 많은 부자들의 집을 지어주는 일에 대한 흥미는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벗들과의 우정은 더 돈독해지고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는 현재 세 번째 앨범을 작업 중이다. 음악은 반응이 있든 없든 만드는 작업 자체가 큰 보상이라고 했다.
-어떤 일이든 효율성을 높이는 당신만의 고유한 규칙을 알려주세요.
“1. 신중하게 계획하고 철저히 계산합니다. 모든 자재는 한꺼번에 주문합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죠.
2. 앉아서 이것저것 따지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다. 먼저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작업 방식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습니다.
3. 비슷한 작업은 같이 진행합니다. 수치를 측정할 때는 가능한 여러 번 측정하고 반드시 기록을 남깁니다. 자재를 운반할 때는 가능한 한 많이 운반하되, 관련 있는 도구에 가까이 놓습니다.
4. 각 단계를 정확히 마무리합니다. 미완성 상태로 두는 부분이 없도록 합니다.
5. 아주 가끔은 순서를 지키지 않고 어떤 작업을 먼저 끝냅니다.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완성된 결과물을 볼 때 큰 만족감을 느끼며, 거기서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선생은 잘난 체하지 않고 몸으로 세계를 돌파한 시대의 현인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즐겁게 일하며 생을 밀도 있게 보낼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거죠. 명문대에서 학위를 받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겁니다. 업무 환경은 견딜 만하면서 연봉이 높은 회사 말입니다. 열심히 일하면서 자기 계발을 하다가 나중에 은퇴하면 장기 투자에 묶어둔 약간의 자금에서 나오는 돈으로 살겠죠. 그러나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은 고집스럽게 자기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갑니다. 자신의 관심사를 추구하다 보면 어려움도 겪겠지만 하루하루가 의미 깊은 시간이 될 겁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투자합니다. 새로운 도구를 사거나 작업장을 마련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 사색에 잠기는 것 말입니다. 이런 활동은 다 해볼 만한 가치가 있어요.
이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한 사람은 부모의 말이나 좋은 의도로 충고하는 친구, 재무 설계사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1등이 되어야 성공한다는 말도 믿지 않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방법이 더 안전한 길입니다.
저는 두 번째 방법으로 인생을 살았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살다 보면 수많은 실패와 어려움을 겪게 되거든요. 하지만 그에 뒤따르는 보상이 정말 크다는 것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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