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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2023~2024년 그린벨트로 묶인 개인 땅을 사들이는 데 시 예산 275억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산 땅에 ‘산림휴양단지’를 만든다는 명분이었다. 이미 계획된 비용이었지만 시는 본예산이 아닌 추가경정으로 땅을 산 뒤 ‘사용 내용’을 누리집에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 세수 부족으로 재정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거액의 시민 혈세가 소리 없이 불투명한 방식으로 ‘그린벨트 땅 사기’에 쓰인 셈이다.
12일 한겨레 취재 결과, 대전시는 ‘프르내 자연휴양림 조성 1단계 사업’으로 2023년(179억원)과 2 단리 월복리 024년(96억원) 녹지기금 총 275억원을 중구 목달동 산20번지 등 그린벨트로 묶인 땅 수십만평(50만평 이상)을 사들이는 데 사용했다. 시는 올해도 40억원 가까운 녹지기금을 목달동 그린벨트 땅 매입에 쓸 예정이다.
이 사업은 이장우 대전시장이 추진 중인 ‘보문산 권역 산림휴양단지 조성’ 계획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목달동(1단계) 여신금융협회 사이버연수원 과 구완동(2단계)에 걸친 296만㎡(약 90만평)의 산림녹지(그린벨트)를 수용해 숙소·휴양시설을 건립하는 게 뼈대다. 개발제한구역인 그린벨트에는 일체의 건축·개발 행위가 제한되지만 예외적으로 대통령령에 따라 휴양림·산림욕장·수목원 등은 설치할 수 있다.
1단계 사업인 목달동 쪽 땅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산20번지(약 50만평)는 고 송희 도시재생 용 대전 송암내과 원장 것이었다. 송 원장은 그 땅에 1968년부터 편백나무 등 나무 100만여그루를 심어 가꾼 공로로 정부 ‘산업포장’을 받기도 했다. 대전시는 이곳을 포함해 목달동 그린벨트 땅을 매입하는 데 올해까지 총 313억원을 쓰기로 했다. ‘프르내 자연휴양림 조성 1단계’ 전체 사업비(489억원)의 64%가 그린벨트 땅을 사는 데 쓰이는 셈이다. 진행해
대전시 산림녹지정책과 관계자는 “산20번지 토지는 송 원장의 자손 12명이 소유하고 있었고, 협의를 통해 모두 시가 매입했다. 목달동의 다른 그린벨트 땅도 이번에 함께 샀고, 추가로 매입할 목달동 땅도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매입도 불투명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전시는 토지 매입에 필요한 예산을 녹지기금으 현금서비스 대환 로 돌린 뒤 2023년과 2024년 두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으로 275억원을 집행했다. 이미 토지 매입 계획이 있는데도 연초 기금지출계획에 그 비용을 넣지 않았고, 추경으로 집행한 뒤 구체적인 사용 내용을 시청 누리집에 공개하지도 않았다. 매해 이런 ‘깜깜이’ 방식으로 예산을 처리했다.
이 시장이 ‘산림휴양단지’의 하나로 ‘목달동 땅에 자연휴양림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은 2022년 12월이다. 당시 이 시장은 1895억원을 투입해 목달동·무수동 자연휴양림(995억원)과 호동공원 일원에 제2수목원(900억원)을 만드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막대한 비용은 녹지기금 적립 확대와 국비 공모로 충당한다는 것이 당시 대전시의 발표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계획 단계부터 100% 시비 사업이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2022년 당시 이미 ‘휴양림 조성’에 대한 국비 지원 명목이 아예 없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 사업은 처음 계획 단계부터 (국비 지원 없는) 시비로 하는 것이었다. 휴양림 조성 사업비 중 상당 부분이 토지 매입비인데, 토지 매입비는 국비 지원이 원래 안 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